어리목에서 시작한 산행이 사제비동산까지 가는 동안 설경을 감상하며 흔적을 남겨 봅니다.
적설량은 어림잡아 60센티에서 많게는 1미터 정도 되어 보이니 등산로에 쌓인 눈은 등산객의 발걸음에 다져져
빠지지는 않지만 길에서조금이라도 벗어나면 무릎에서 엉덩이까지 빠지니 올해 눈이 상당히 온 게 증명이 됩니다.
나뭇가지에 걸쳐진 눈덩이, 흙이라곤 찾아 볼 수가 없는 산, 온통 주변이 눈으로 쌓여 있어 완전한 설국입니다.
새제비동산에 이르니 눈보라가 심해지고 안개가 낀 듯 전방 시야가 어두워지며 눈이 눈 속으로 마구 들어오니 앞으로 전진하기가
무척 힘이 들고 잿빛 하늘이라 사진 촬영 조건도 그다지 좋지 않아 사진을 찍으면서도 결과가 자신이 없습니다.
해가 나면 사진이 깔끔하게 나와 줄 텐데 아쉬운 마음과 함께 사진 보다는 머리속에 기억으로 담아 가는 수 밖에 없다고.....
눈 밭에 눕고 빠져 보고 눈의 묘미를 한껏 즐기며 영실쪽으로 가야 하는데 기상 조건이 허락하질 않아 통제가 되고 마니
대피소에서 점심을 먹고 매섭게 몰아치는 자연의 거부를 받아 들이며 원점 어리목으로 아쉬운 회귀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