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어 가는 2010년을 두고서 12월 26일 송년 기념차 계족산을 오릅니다.
전날 전국적으로 눈이 많이 내려 순천에도 제법 눈이 쌓였지요.
오전 늦게 오른 산이라 상고대는 보지 못했어도 설화는 제법 볼 수 있었고 많은 등산객들을 산에서 만나기도 하니
눈이 귀한 이곳에서 눈산행을 하는 호사를 누려 봅니다.
회원들과 함께한 산행이라 하산하여 하산주도 함께 마시며 즐겁고 보람된 하루를 보내며.....
금번 다녀온 계족산 산행을 통하여 순천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기분 좋은 사실을 발견하였기에 이 글을 써
봅니다.
전날 눈이 수북이 쌓여 멋진 풍광을 감상한 것은 두말할 나위 없고 제가 알게 된 내용인 즉.
일반적으로 우리 남도지방은 역사적으로 볼 때 고려사나 고려사절요를 보면 943년 태조가 총애하던 중신인
박술희를 불러 들여 그의 자손들에게 귀감으로 남긴 10가지의 유훈이 있었으니 훈요십조입니다.
이 훈요십조의 8항을 보면 차현(공주지방) 이남 금강이북의 산형지세는 배역하니 그 지방 사람들이 왕정에 참여하여
왕후, 국척과 혼인하여 국정을 잡게 되면 국가를 변란케 하거나 통합된 원한을 품고 난을 일으킬 것이니
비록 양인이라 할지라도 마땅히 벼슬자리에 두어 일을 보게 하지 말라고 하였지요.
이런 유훈은 조선시대까지 이어집니다.
문제의 발단은 산형지세에 있습니다.
산들이 서로 순하고 원만하고 다정다감 하여야 하는데 서로 등을 돌린 것처럼 배역을 하고 있어 이런
산세를 지닌 지역에 사는 사람들 역시 산을 닮아 배반을 잘한다는 해석입니다.
이번 계족산을 직접 들러본 즉,
산세의 가까운 계보를 알아보니 내장산에서 발원하여 무등산, 사자산, 벌교 금화산을 거쳐 계족산으로
달려온 산세는 백운산을 일으키니 호남정맥의 일원이 됩니다.
물론 대한민국의 뿌리는 하나 같이 백두대간이지요.
복잡하고 먼 계보는 일단 접어두고
실제 현실과 밀접한 조종관계로 살펴보면
일반적으로 우리 지역 대다수의 산들이 기세가 허약하고 후덕하질 못하여 칼등과 같고 기 빠진 노쇠한 용(산을 말함)을 쉽게
보건만 깃대봉, 미사치. 갓걸이봉을 산행하면서 직접 본 산세는 너무나도 훌륭하였으니 살찐 등짝을 쫘악 펼쳐서 널따란
구릉을 만들고 굽이치는 용맥은 참으로 힘차게 느껴지니 살아있는 용이요 젊은 용이니 백운산을 펼친 그 힘을 아시는 분은
아시리라 봅니다.
오늘 글의 결론은 우리 지역에 있는 산도 산세가 힘차고 생기가 있으며 굽이치는 용맥의 기세는 활달하고 두둑하니
어느 곳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는 산세를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